제가 이 집 때문에 녹번역 맛집 다른 곳을 좀처럼 가보지 못해요.
부담없는 고깃집이기 때문에 어중띤 곳에 도전을 하지 못하겠는 거죠.
그건 저뿐만 아니라 일산에 자주 다니는 제 친구들도 마찬가지래요.
특히 고깃집 같은 경우에는 여기만큼 가격대가 괜찮으면서도 훌륭한 육질의 고기를 내주는 곳이 없거든요.
늘 생각하는 거지만 정말 제대로 된 곳은 불경기를 타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 장사가 안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음식 제대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곳은 늘 사람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가격대가 괜찮아서 그런가 다른 집 가던 사람들이 이 집으로 몰리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이전엔 밖에서 고기 사먹을 바에야 집에서 구워 먹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집을 알게된 후로는 집에서 고기 구워먹는 일이 부쩍 줄었어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녹번역 맛집은 직화구이이기 때문에 팬에 구운 것과 맛이 완전히 다르다는 거예요.
집에서 구워 먹으면 기름기가 넘치는 걸 먹어야하는데 여기는 담백하게 먹을 수 있지요.
그리고 숯향 때문에 조미료를 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집에서 먹을 때 맛낸다고 후추뿌리고 소금뿌리고 별짓을 다 해봐도 역시 숯향을 이길 수는 없겠더라고요.
정말 맛있는 고기는 다른 것 필요 없이 간만 살짝 해서 먹으면 된다고들 하죠.
양념이 필요하고 곁들임 음식이 필요한 건 고유의 맛이 훌륭하지 않기 때문이라죠.
그래서 안 좋은 부위를 쓰는 집들은 주로 양념을 위주로 하잖아요.
여기는 제대로 된 숙성 생고기를 쓰기 때문에 육질 육향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요.
하지만 그냥 먹는 게 심심하다면 같이 나오는 콩나물 파무침이 있지요.
이게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양은그릇에 특제소스를 곁들인 콩나물과 파무침을 넣어주세요.
고기가 다 익을 때 쯤 되면 이것도 보글보글 끓어오르는데 잘 익은 파와 콩나물을 함께 싸 먹으면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요. 특히 특제소스의 맛이 끝내주죠.
그런가하면 오리지널 한국 스타일로 마늘과 함께 상추쌈을 싸 먹는 것도 좋지요.
여기서 취급하는 것은 뒷고기라는 부위들인데 보통 한국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삼겹살이나 목살 같은 부위와
비교해서 결코 빠지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엔 삼겹살 가격이 너무 비싸니까 앞다리살 같은 걸 많이 먹는 것 같던데 그것과 비교해보면
훨씬 등급이 높아 보여요.
게다가 한 가지 부위만 나오는 게 아니고 이렇게 여러가지 들을 한번에 주기 때문에 뷔페에 온 것처럼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어요.
처음엔 생소하게 느껴지던 부위들이었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다른 고깃집에 가지 않고 녹번역 맛집만 찾게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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