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위염이 걸려서 의사 선생님으로 매운 걸 먹지 말라는 불호령이 떨어졌어요.
왠만한 음식들은 안 먹고 참을 수 있었는데 시흥사거리 맛집에서 먹는 닭갈비의 맛은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완전히 중독이 되어버리고 말았나봐요.
그래도 양심이 있으니, 평소에 먹던 매운맛 대신 순한 맛으로 해달라고 했어요.

 

 

제가 매번 찾는 이곳은 신미경정통춘천닭갈비라는 곳이에요.
이 동네에서 참 인기가 많은 곳이라서 식사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죠.
저는 강렬한 맛을 중화하기 위해서 흑임자 소스가 뿌려진 샐러드를 자꾸만 집어 먹었어요.
마요네즈랑 흑임자가 버무려져 있어서 무척 부드럽고 고소했어요 매콤한 음식과 먹기에 둘도 없이 훌륭한 짝궁이었죠.

 

 

퐁듀닭갈비 메뉴를 시켰어요.
모짜렐라치즈와 체다치즈가 같이 나오는 게 이 집의 트레이드마크가 아닐까 해요.
붉은색, 노란색, 흰색이 어우러져서 색감도 무척 예뻐요.
불판에 올리자마자 체다의 진항 향기가 후각을 자극하는데 먹지 않고는 못배길 정도였어요.

 

 

거기에 탱탱한 우동 면발까지 정말 완벽한 구성을 갖추었죠.
여기는 닭고기도 굉장히 많이 들어 있고 야채도 풍부해서 건강식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요즘 어린 아이들이 너무 치킨같은 걸 많이 시켜 먹어서 고민이라는 부모님들을 종종 봤는데
시흥사거리 맛집 같은 곳에 종종 와서 닭갈비를 먹이면 그런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까요.

 

 

좋은 재료만을 사용하는 집이라서 안심하고 먹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순수 국내산 닭다리살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부드럽고 쫄깃쫄깃해요.
거기에 치즈까지 곁들여서 먹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젓게 만드는 말도 안되는 맛이지요.

 

 

볶음밥을 빼놀을 수가 없어요.
예전에 외국친구들을데리고 한국 구경을 시켜준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가장 기억나는 음식이 뭐였냐고 하니까
음식을 다 먹고 볶아먹는 볶음밥이었대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굉장히 유니크한 메뉴에요.
그리고 닭갈비를 먹지 않으면 요 볶음밥을 먹지 못하잖아요.

 

 

가끔 학생들이 많은 동네에 가면 점심에 볶음밥만 따로 파는 집들이 있긴 한데 또 그런 데서 먹으면

마무리로 먹는 이 맛이 안 나요.
모름지기 볶음밥은 배부르게 메인요리를 먹은 다음에 후식처럼 먹어야지 제맛이 나는 것 같네요.

 

 

거기에도 치즈를 투하해서 먹었어요.
모짜렐라 치즈를 한무더기 부은 다음에 잠시 기다리면 부드럽게 녹아내려요.
기다리는 동안 밑부분은 누룽지처럼 들러붙고, 위의 치즈는 하염없이 부드러워지죠.
박박 긁어서 한 입에 먹으면 그 식감의 조화가 환상적이에요.

 

 

춘천의 맛 그대로! 라는 문구가 적혀 있지만 제가 보기엔 춘천보다 더 맛있는 시흥사거리 맛집이 아닐까 싶어요.
굳이 춘천에 찾아갈 필요가 없는 맛이랄까요.
가끔 굳이 이걸 먹겠다고 춘천까지 간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그럴 때 그냥 이 집을 추천해주곤 해요.
여기가 더 맛있다고 말이지요.

 


WRITTEN BY
태양소년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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