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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겨울바닷바람을 쐬러 영종도에 다녀왔습니다.
인적이 드문 겨울 바다는 운치가 있으면서도 바다 전부가 제 것인양 여유를 부리며 감상할 수 있었어요.
여름엔 한창 장사에 열심히던 가게들은 성수기가 끝나자 문을 닫고 이젠 불꺼진 건물들만 휑하게 들어서 있었습니다.
그런 분위기마저도 겨울의 쓸쓸함을 더 고스란히 체험하게 해주는 것 같더군요.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해서 제가 찾아간 곳은 영종도 쌈밥집 미송쌈정식이었습니다.

 

 

이런 날은 따뜻하고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어보고 싶더라고요.
이곳은 제가 정말 자주 찾아가는 곳인데 봄여름가을겨울 할 것 없이 언제가도 그 계절에 맞는 반찬들을

먹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지금은 굴이 상에 올라왔네요.
어딘가 튼실해 보여서 물어봤는데 자연산이라고 합니다.

 

 

반찬도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다가 늘 제공되는 제육도 맛있습니다.
유자의 향이 솔솔 나는데, 돼지의 잡내를 유자를 이용해서 잡기 때문이라고 해요.
생각해보지 못한 조합이라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제육에서 느껴지는 달콤함이 질리지 않았습니다.

 

 

유명한 영종도 쌈밥집이니만큼 쌈을 빼놓고 얘기할 순 없지요.
쌈채소가 정말 푸짐하게 준비됩니다.
이건 셀프 코너에서 직접 가져다가 먹으면 되는데 종류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쌈채소 바구니에서
먹을만큼 퍼다 먹으면 됩니다.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어요.

 

 

아주 신선한 굴이 입맛을 돋구어 줍니다.
이 집의 매력은 이런 반찬들이 모두 무한리필이 된다는 거예요.
역시 한국 상에는 이런 인심이 있어야지 진짜배기가 아닐까 싶어요.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와서 가장 놀라는 게 밑반찬들을 계속 먹을 수 있다는 거라잖아요.
여기는 밑반찬이 한두가지가 아닌만큼 뷔페에 온 기분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요.

 

 

돌솥에 정성들여 지어진 밥도 매력적입니다.
국내산 쌀을 이용해 고슬고슬 지어진 밥은 달콤하고 맛있지요.
그냥 저는 이 밥에 김한장만 있어도 뚝딱 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 집에서 음식을 먹어보면 이렇게 많은 반찬이 필요하나 싶을 정도예요.
한가지 반찬만 있어도 워낙 맛있기 때문에 다른 게 필요 없어 보이거든요.

 

 

그래도 여지없이 쌈을 왕창 싸서 먹으면서 반찬그릇들을 싹싹 비웠습니다.
모든 음식들이 정갈하니 맛있어서 남기고 오기 아까워지는 그런 곳이라 늘 남는 것 없이 쌀 한톨까지

깨끗하게 긁어먹게 되는 영종도 쌈밥집이에요.

 


WRITTEN BY
태양소년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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