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뭔가에 빨리 질리는 스타일이라서 음식점에 방문하면 왠만해선 다시 같은 곳을 안 찾아갑니다.
동탄만 해도 고기맛집이 정말 많잖아요.
그때그때 끌리는 다른 곳을 방문하면 굳이 같은 델 또 갈 필요가 없어요.
새로운 분위기,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죠.
그런데 이번에 제가 정말 유일하게 재방문한 집이 있는데 바로 구이와친구들이라는 곳입니다.
마블링있는 흑돼지고기에 꽂혀버렸어요.
이건 이베리코 돼지라는 건데 여기에 오기 전엔 생전 듣도보도 못한 품종이었습니다.
스페인 산이고 허브, 올리브 같은 걸 먹고 자랐는데 맛이 일품이라서 미식가들이 정말 좋아하는 재료라고 하더군요.
전 그런 건 잘 모르고 그냥 희안한 메뉴가 있길래 시켜 본 건데 정말 이건 뭔가?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냥 생고기의 모양만 봐도 돼지라기엔 너무 색이 붉어 보여요.
처음 봤을 때 저는 스테이크가 잘못 나온 줄 알았습니다. 두께도 딱 그런 느낌이죠.
그래서 뭔지 모르고 시키면 정말 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이 집은 종업원이 와서 일일히 다 구워주고 잘라주고 하는데 그 서비스가 참 괜찮습니다.
요즘은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그거에 비해서 불친절한 가게들이 참 많죠.
그런데 여기는 확실히 손님에게 제대로 손님대접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더군요.
실제로 제 옆테이블에선 아르바이트 분에게 팁을 챙겨주는 분도 계셨습니다.
요즘 이렇게 사람 기분 좋게하는 집이 많이 없기 때문에 더 마음이 갔죠.
아참, 여기 상호가 '구이와 친구들'이니만큼 친구들???이 같이 나오는데 요런 것들이 바로 친구들입니다.
관자나 새우, 치즈, 버섯 같은 것들이 기다란 접시에 예쁘게 담겨서 나오는데 가격대에 비해서 굉장히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이정도 가격이면 새우나 관자는 생각도 못하고 주먹밥이나 계란찜 같은 저렴한 사이드가 나오는 게 보통인데
여기는 아주 통크게 값비싼 연어나 치즈 같은 것들을 챙겨주십니다.
그래서 왠만하면 요 친구들 세트를 챙겨먹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뭔가 득보는 느낌이 들 정도더군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대신 고추장 찌개가 나옵니다.
깊은 맛은 덜하지만 은근히 매력적인 국물이라서 가끔 호로록 떠먹기 좋더군요.
안에 각종 건더기도 충실하게 들어 있고 은은히 나는 고추장의 풍미가 괜찮습니다.
요런 국물은 술안주로 먹기에 딱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동탄 구이와친구들은 평범한 구석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고추장 찌개도 그렇고 콩나물 대신 숙주를 올려주는 것도 그렇죠.
약간 풋내음이 나고 식감이 콩나물보다 단단한 느낌인데 더 아삭하고 청량한 느낌이 나서 은근히 잘 어울렸습니다.
이베리코 목살이 두껍게 나오기 때문에 잘 잘라서 익혀줘야합니다.
역시 직원이 구워주시니까 훨씬 노릇노릇하고 맛있게 익는 것 같아요.
겉은 아주 튀기듯이 바짝 굽고 속은 부드럽게 익혀주셨는데 아주 맛이 최고입니다.
정말 어디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입니다.
돼지의 맛이 나는 듯하면서도 소의 질감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쌈을 싸 먹으면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깻잎과 무쌈에 잘 익은 숙주와 김치를 얹었죠.
입에 넣는 순간 고기는 향기만 남기고 사라지는데 숙주의 아삭함과 깻잎과 무쌈의 달짝지근함과 상큼함이 남습니다.
햐 이 맛을 한 번 느끼고 나면 재방문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평범한 삼겹살을 드시던데 저는 이베리코가 너무 좋았습니다.
은근히 이걸 취급하는 가게가 많이 없어서 이 집을 방문해야지만 이렇게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유니크한 재료더군요.
재료도 특별하지만 같이 나오는 다른 부재료들도 특색있는 것 투성이라서 지루할 틈이 없는 동탄 고기집이었습니다.
돼지 기름에 바짝 익힌 치즈와 같이 먹는 맛은 또 얼마나 일품이던지요.
그리고 대패삼겹살 5,900원!!! 전에 보다 가격이 확 다운되서 먹어봤는데 대패삼겹살이 꽤나 두껍습니다.
맛이야 두말하면 잔소리구요. 아마 전 조만간 또 방문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목요일 혹은 불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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