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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식으로 파는 일산 근고기는 정말 맛있습니다.
사람들은 소고기 스테이크가 가장 맛있고 고급지다고 얘기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진짜배기는 일산에서 먹은
근고기가 아닌가 싶어요.
어떻게 돼지를 이렇게 큼지막하게 썰어서 익힐 생각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맛을 내더군요. 여긴 음식을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에요.

 

 

이건 숯불이 아니고 연탄불에 구워 먹어야 제대로더라구요.
연탄불에 구워 먹는건 보통 저렴한 노포가 많은데 그래서 조금은 선입견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고기 본래의 맛을 유지하면서 직화구이의 매력까지 더할 수 있는데 연탄불만한게 없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숯을 사용하면 그 향이 향신료처럼 배기 때문에, 맛은 있지만 육향 그대로를 즐기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요.

 

 

여기서는 주문을 하면 고기를 구워서 가져다 주세요.
그래서 바로 먹기 시작하면 되니까 무척 편해요.
큐브 모양으로 잘라서 주시는데 속까지 완전히 익혀서 나오기 때문에 걱정없이 먹어도 돼요.
한입에 쏙 들어갈만한 크기로 예쁘게 잘려 나온 고기는 입에 넣어서 씹으면 육즙이 톡 터져 나와요.
두꺼운 상태로 구워냈기 때문에 육즙이 빠져나오지 않고 안에 잘 가둬둘 수 있었나봐요.

 

 

일산 근고기를 먹으면서 함께 하면 좋은 메뉴는 된장찌개에요.
돼지와 세상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찌개를 꼽으라면 전 요걸 꼽을 거예요.
된장이 기름기를 씻어주는 작용을 한대요.
그래서 느끼함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중간중간 한번씩 호로록 먹어 주면 이것만큼 좋은 게 없어요.

 

 

밑반찬들도 참 많이 나와요.
이렇게까지 많이 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은 볶은김치에서부터 깻잎절임까지 가짓수도 다양해요.
쌈을 싸 먹을 때 곁들여서 먹으면 좋은 음식들이라서 너무 좋더라구요.
아삭아삭한 무도 이곳의 별미에요.

 

 

마지막 한점까지 매력을 잃지 않는 이곳의 음식은 먹고 나면 계속 여운이 남는 마력이 있어요.
목살을 먹고 나서 오겹살을 먹는 순서인데 담백한 것부터 기름진 것으로 넘어가는 순서가 딱 좋아요.
그리고 오겹살은 껍질 부분이 붙어 있기 때문에 그냥 부드럽기만 한 게 아니고 쫄깃한 식감이 따라붙어요.

 

 

그 다음에 먹을만한 음식은 흑생고기와 돼지껍살이에요.
껍살은 껍데기 부분인데 살코기가 조금 붙어서 두툼하게 썰려 나오는 게 특징이에요.
다른 집에서 시키는 돼지껍데기하고는 모양이 조금 달라요.
흑생고기는 흑돼지 부위라서 역시나 고급진 맛이 특징이죠.

 

 

껍살은 제가 참 좋아하는 메뉴에요.
다른 곳에서 먹는 껍데기는 굽기도 어려운데다가 이상하게 말캉한 식감 때문에 그다지 즐기지 못했는데
여기는 이미 다 훌륭한 실력으로 구워서 주시는데다가 두껍기 때문에 굉장히 쫄깃해요.
일산 근고기는 소주 안주로 딱인 음식이라서 친구들을 일산에 데리고 오면 제가 꼭 추천하는 메뉴 중 하나죠.


WRITTEN BY
태양소년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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